철학

니체, 다시 시작

훈글 2020. 1. 19. 22:22

니체, 다시 시작


시작이라는 단어와 어울리는 글감이 무엇이 있을지 생각했다.

내가 철학에 관심이 생기고 인문학부 졸업을 하면서까지 나와 함께하였던 철학자 니체.

난 일이 만족스럽지 않거나 예기치 못한 봉변(?)을 당했을 때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으려 최대한 노력한다. 그 노력가운데 니체가 있다. 그의 말대로 이 일은 내가 수없이 겪었을 거야. 난 지난 생에도, 더 지난 생에도. 앞에 생에, 더 앞에 생에 영원히 반복되며 겪었었던, 겪을 일이기 때문에 초연하자. 뭐 이런 마음가짐으로 말이다.

서양의 위대한 철학자, 그가 주장한 다소 허무맹랑한 영원회귀는 무엇일까?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니체는 어린나이에 아버지와 남동생이 세상을 떠난 뒤, 집안에 유일한 남자로 자랐다. 소년시절 그의 별명은 꼬마 목사였을 정도로 바른 행동을 했다. 하지만 그는 성장할수록 종교에 대한 회의감을 느낀다. 그리하여 기독교 집안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평생 죄의식이라는 감정을 안고 살아간다.

"니체 삶을 요약하는 한 단어가 있다면, 그것은 투쟁일 것이다. 아니 투쟁보다는 전쟁일 것이다. 병약한 지식인 니체는 평생 홀로 전쟁을 벌였다. 그는 사유의 전사였다. 니체 자신의 창작 세계를 무대로 삼아 글과 펜으로 벌인 것이었으므로 연기도, 포성도, 화약 냄새도 없었지만, 전쟁은 길고도 혹독했다." - <니체극장>, 고명섭 저자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는 본인의 이 책을 가장 위대한 선물 또는 제5의 복음서라고 칭했다. 아직까지 니체 철학 중에서 가장 난해한 요소인 이 책에서의 영원회귀를 내 나름대로 해석한다.

차라투스트라는 기본적으로 니체 본인이며, 우리들 누구나 다이다. 그래서인지 니체는 <차라투스트라>에서 만인을 위한, 그러나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그는 단지 깊은 사유를 통해 먼저 질문한 자가 되었을 뿐이다. 니체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기독교에 대한 만연한 믿음에 질문을 던져야했던 진리의 사도는 그의 삶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찾는다.

생전에 한시도 이성을 가만히 두지 않았던 이 철학자는 삶은 무엇을 추구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답을 하려 든다.

어차피 네가 겪었거나 겪을 일이다. 수용하며 긍정적으로 살아라.”

단순한 숙명론적인 회피가 아니다.

지금 너의 선택과 행동이 계속 반복될 터이니, 다음생애에 후회할 짓은 하지 말고, 혹시 과거에 네가 잘못된 행동으로 반복되는 상황에 처했을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지혜롭게 해결해가라. 삶이 네가 원하는바 대로 되지 않아도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 너는 우주 속에서 그런 역할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너의 인생이 어떻든 가치가 있다.

 

우리가 지혜롭게 삶을 살기 위해서 니체는 우리가 낙타에서 사자로, 그리고 어린아이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다음편에 계속.